“위기의 한국 축구, 아직은 해볼 만하다”

이희원 / 기사승인 : 2013-07-17 02:32:49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韓축구 위기극복 시나리오②
▲ 8강 진출에 성공하자 기뻐하는 U-20 대표팀 선수들ⓒNewsis/AP

[일요주간=이희원 기자] 한국 축구 위기설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혹자들은 새로운 축구대표팀 홍명보號(호)가 새롭게 닻을 올린 만큼 기대감을 실어도 충분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차기 한국 축구를 이끌 재목들로 구성 된 U-20 대표팀이 월드컵 8강 진출이라는 눈부신 성과물을 내놓으면서 한국 축구, 아직은 해볼만 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형만 한 아우 ‘U-20 대표팀’

30년 만에 4강 진출을 눈앞에 두고 아쉬운 설전이 벌어졌다. 한국 U-20 대표팀이 월드컵 8강 진출의 눈부신 성과에 이어 최상의 성적에 도전했지만 4강 진출이 좌절된 것. 하지만 “형만 한 아우 없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세계 8위권에 우뚝 선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U-20 월드컵대회에서 지난 1983년 이후 최고의 성적을 올린 것만은 분명하다. 그간 U-20 대표팀은 조별 리그 탈락에 익숙했던 것에 비하면 한국 축구의 위상이 달라진 것만은 사실이다.

여기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U-20 대표팀 위상을 끌어올린 장본인은 다름 아닌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이라는 것. 2009년 U-20 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그는 당시 8강 진출을 성공시키며 세계무대에서 한국 축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불과 몇 전까지의 한국 축구는 월드컵과 올림픽, U-20 월드컵 본선에서 조별리그 탈락에 익숙했다. 하지만 홍명보호의 2009년 U-20 월드컵 8강 진출을 기점으로 한국 축구가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끌어 올렸다. 슬슬 유럽파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근래 U-20 월드컵에서는 리틀 태극 전사들이 세계무대라는 중압감에 시달리지 않고 팀의 승리를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았다. 이전의 한국 축구와는 분명 다르다. 과거에 비하면 테크닉이 뛰어난 선수들도 즐비하다. 이는 한국 축구가 그동안 영건을 잘 육성했다는 뜻이다. U-20 대표팀 세대까지는 그래왔다.

부족한 경험·J리그 진출 걸림돌

그러나 U-20 대표팀 선수들이 훗날 한국 축구의 월드컵과 올림픽 선전의 주역이 되려면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기존의 경기력이 발전을 거듭해야 세계무대를 밟을 자격이 주어질 것이다. U-20 월드컵 8강 진출을 달성했다고 축구 선수로서 성공한 것은 아니다.

청소년 대표팀 혹은 올림픽 대표팀 출신 선수가 프로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는 안타까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우리에게 잊혀 진 축구 유망주도 부지기수다. 현 U-20 대표팀 선수 모두가 이번 대회 8강 진출의 영광에 취해서는 안 될 이유다.

특히 U-20 대표팀에 참가한 프로 선수 8명은 모두 소속팀에서 꾸준한 선발 출전 기회를 얻는 선수들이 아니다. 그 중에 K리그 클래식 선수 6명의 정규리그 출전 횟수를 합하면 12경기에 불과한 실정이다. 가장 많이 뛰었던 권창훈(19,수원 블루윙즈)은 6경기에 나섰으나 모두 풀타임 출전한 경기가 아니었다.

6경기 중에 5경기에서 조커로 투입됐다. 일본 J2리그에 진출했던 나머지 2명도 소속팀에서는 지속적인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다. U-20 월드컵에서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했으나 대표팀의 에이스로 꼽혔던 문창진(19,포항스틸러스)도 소속팀의 벤치 멤버다.

19~20세 선수가 프로팀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기량이 완성된 성인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가 쉽지 않다.

▲ 2009년 U-20 대표팀 감독 당시 8강 진출을 성공시킨 홍명보 한국대표팀 감독ⓒNewsis/AP

정규리그 실전 경험 쌓기 어려워

이에 영건들의 다른 팀 임대가 더욱 활성화되어야 하며 앞으로는 K리그 챌린지에 임대되는 선수가 많아져야 할 것이다. 프로 입단을 원하는 선수들이 눈을 낮출 필요도 있다. K리그 챌린지 입단이 결코 나쁜 선택은 아니다. 1부 리그에서 벤치를 지키는 것 보다는 2부리그에서 경기에 뛰는 것이 더 낫다. 영건은 경기를 뛸수록 성장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만의 경쟁력을 잃기 쉽다.

더욱 경계해야 할 것은 일본 진출이다. 근래 일본의 J리그와 J2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한국 선수들이 증가했다. 지난해 J리그와 J2리그에서 뛰었던 한국인 선수는 40~60명 가량인 것으로 보인다. 올해 J리그에 소속된 한국인 선수는 24명이며 J2리그에 몸담은 한국인 선수는 그보다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K리그 클래식에서 검증된 활약을 펼친 뒤 일본으로 떠난 선수들이 몇 명 있으나 다수의 인원은 나이가 젊다. 그러나 일본 무대를 평정할 만큼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한국인 선수는 국내 축구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J2리그에서 많은 선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는 영건들이 있을 정도다.

한국의 젊은 축구 선수들이 일본의 J리그와 J2리그 팀으로 입단하는 현상은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J리그는 K리그 클래식보다 수준이 떨어진다. 일례로 AFC 챔피언스 리그 경기만 봐도 일본 축구의 수준은 한 단계 아래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 그 나라의 언어와 날씨, 문화, 그리고 한국과 전혀 다른 경기 스타일에 적응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경기력 유지와 발전을 위해 K리그 클래식에서 뛰는 것이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J리그는 몰라도 J2리그에서 뛰는 것은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흔히 일본하면 ‘고액연봉’이라는 인식이 90년대 말부터 이어졌으나 현지의 높은 물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일본 구단들이 인건비에 많은 비중을 두지 않는 것도 알아두어야 한다. 일본에 진출했다고 억대 연봉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U-20 대표팀의 대학팀 선수 중에서 누군가는 일본에 진출할지 모를 일이다. 2년 전 한국의 U-20 월드컵 16강 진출 멤버로 활약한 뒤 일본으로 떠났던 어느 모 선수처럼 말이다. 그러나 현 U-20 대표팀 대학팀 선수들의 일본 진출은 보고 싶지 않다. 일본행이 축구 선수로서 화려하게 성공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아니기 때문이다.

2010년대 이후에는 일본에서 활약 중인 젊은 선수가 한국의 각급 대표팀에서 뛰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그러나 대표팀 지도자의 취향 때문에 일본파가 발탁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재능 넘치는 축구 인재 중에 적잖은 인원이 일본에서 뛰고 있는 현실이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 U-20 대표팀 선수들은 U-20 월드컵에서 8강 진출의 쾌거를 이루었다. 이제부터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메달 입상을 위해 소속팀에서 더욱 분발해야 한다. 기존 주전 선수와의 경쟁에서 이기고 실전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야 경기력이 향상되며 국가 대표팀과 아시안게임 및 올림픽 대표팀에 뽑힐 자격을 얻게 될 것이다.

어쩌면 현 U-20 대표팀 선수 중에 누군가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될 수도 있지 않는가. 이들이 곧, 한국 축구의 역사를 새롭게 쓸 장본인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으면서 말이다.

[저작권자ⓒ TMI방송.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PHOTO NEWS